원목 파동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가격 인상 여부를 떠나 현금을 주고도 원목을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현금거래가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자재 수급여건이 악화되는 것과 실수요자측에서 제품의 단가를 인상해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비단 원목만이 아니다. 목제품은 대부분 어음결제가 이뤄지고 있고 회수기간마저 길어 그동안 건설사 등에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은 자금부담을 겪어왔다. 

요즘 본사로는 하루에 몇건씩 건설사 등에 제품을 납품하는 목재업체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내용인즉 원목가격이 인상됐는데 제품 구매회사가 인상에 대한 근거를 대라며 제품가격을 인상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건설업체 또는 파렛트 사용업체의 경우 원목 가격이 내려가면 바로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반대로 이번처럼 가격이 인상될 경우 이를 반영해주는 데는 인색했다. 원목수입업자와 제재소 이번 원목 파동을 계기로 원유가가 오르면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는 것처럼 원목가격이 오르면 당연히 제품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유통구조가 정착되길 기대하고 있다. 

가격 인상폭이 크지 않을 때는 원목 수입업자와 제재소에서 마진을 줄여가며 단가를 인상하지 않았지만 30년만에 처음이라는 원목대란을 맞이한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일부에서는 목재업계 최대의 위기라고 요즘의 수급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무리하게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려 들다가는 회사 문을 닫을 수도 있는 문제다. 

회사가 문을 닫는다고 가정해보자. 단가를 낮춰 공급을 요구했던 사용자는 또다시 다른업체에 낮은 단가를 요구할 것이 뻔하다. 수급의 어려움과 단가 인상의 어려움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내 회사의 위기가 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단가 인상을 정당히 요구할 시점이 아닐까?

유현희 기자  hyunhee@wood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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