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진달래꽃이 환하게 피어난 사월이 가고, 아카시아(표준용어는 아까시나무) 꽃향기 그윽한 오월이 되었습니다. 예수부활절을 지내며, 석가탄신일을 맞이하는 사월은 잔인한 달이기보다는 축복의 계절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잘 알듯이 기독교신앙의 핵심은‘復活’입니다. 부활이 없다면 오늘날의 기독교는 존재하지 않겠지요. 그리고 부활은 죽음을 전제로 하며, 죽음이 없으면 부활도 없겠지요. 이에 대비하여 불교신앙의 핵심은‘輪廻’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죽음을 맞이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죽음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죽음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늘 죽어야 다시 산다고 합니다. 그러면 늘 삶이 새로워지고, 생명의 소중함을 알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작년 3월에 입적하신 法頂스님의 초월적인 생사관이 다시 떠오릅니다.
“살다가 세상과 작별하면 남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평소에 지은 業은 가지고 갑니다. 좋은 業이든 나쁜 業이든 그림자처럼 따라갑니다.”(2005. 12. 11. 길상사에서)

다시 말하면 좋은 業을 지음으로서, 사월과 오월에 피어나는 꽃처럼 ‘復活’과 ‘輪廻’를 피워내고자 하는 것이 신앙을 갖는 의미일 것입니다.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세계를 꽃처럼 향기롭고 평화롭게 피워내는 것이 모든 종교의 존재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봄꽃이 환하게 피어나는 계절에 예수님부활절과 부처님오신날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잘 알지 못하면서, 법정스님 말씀대로 말빚만 지는 것 같아서 뭣하지만, 다만 ‘좋은 업을 짓고 살고, 떠날 때는 훌훌 벗어버리고’하는 마음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목재연구분야에 몸담아 온 한 사람으로서 우리 역사에 찬란한 불교문화의 꽃을 피웠던 목조문화와 목재문화시대의 부활을 다시 꿈꾸어 봅니다.

저는 천주교 신자입니다만(이렇게 말하는 자신이 늘 부끄럽지만), 이따금 불교의 말씀을 들으면 신기롭습니다. 부처님 말씀 한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법정스님이 손수 만들어 남긴 의자
(2010년 4월 불일암에서)
“이 몸은 地水火風 네 가지가 화합하여 이루어졌다. 머리카락, 손톱, 살, 뼈는 흙(地)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간다. 혈액, 진액, 침은 물(水)에서 왔으니 물로 돌아간다. 따스한 몸의 열기는 불(火)에서 왔으니 불로 돌아간다. 몸을 움직이는 활동력은 바람(風)에서 왔으니 바람으로 돌아간다. 이처럼 사람의 몸이란 네 가지 기운이 잠시 모여 형상을 가졌다가 다시 흩어지는 것이다.”(원각경)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① 흙의 기운(살과 뼈), ② 물의 기운(물과 피), ③ 불의 기운(체온), ④ 바람의 기운(숨결)이 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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