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의 산림청은 국산재 활용에 대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가까운 예로 북부지방산림청은 지난달 22일 내년 목재의 공급을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간담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2월에는 동화기업과 MOU를 맺어 임지잔재의 활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산림청 역시 지난달 임실에서 국산재를 활용한 목재산업의 성장을 강구하는 토론회를 진행한 바 있다.

산림청에서 국산재 활용을 적극 권장하는 것이야 이상할 것도 없고, 사실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하지만, 목재 기업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과거와 달리 국산재 공급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것은 각 기업들의 원자재 확보 문제가 심각함을 드러내는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세계 목재의 공급이 정책적으로 조절됨에 따라 원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90%의 목재를 수입하고 있는 우리에겐 치명적인 사건으로 다가오고 있다. 때문에 최근 활발히 진행되는 국산재 활용 방안 강구도 오로지 산림청의 필요에 의해서만은 아니다. 당장 원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목재기업들에게는 생계가 걸린 싸움을 시작할 수 밖에 없다.

특히 MDF, PB 제조 기업들은 해외 원자재 수급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국산재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더구나 펠릿과 같은 신규 사업분야가 같은 원자재를 원료로 하고 있다는 점은 또 하나의 장애물이다. 목조건축분야 역시 최근 한옥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산재 활용의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소경재의 경우 국내에서도 충분히 생산해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산재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동화기업은 다른 목재기업들에게 매우 영리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동화기업은 북부청과 MOU를 채결함으로써 산림청의 골치거리였던 임지잔재의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이 것을 자사의 원료로서 사용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원자재 확보에서 경쟁우위에 서게 됐다. 상부상조의 전형이라 하겠다.

목조건축산업도 보드업계와 마찬가지로 원료확보 차원에서만은 아니지만, 한옥 활성화와 산업규모 성장을 위해 산림청의 원조가 기대되는 시점에 있다. 또 지난 임실에서의 토론회가 보여주듯 산림청 역시 목조건축시장에서 국산재 활용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마음만 맞으면 어떻게든 지원해줄 용이도 있어 보였다. 남은 것은 어떻게 이끌어 내느냐인데, 동화기업이 보여준 상부상조 정신이 그 해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목재산업이 매번 산림청에 요청을 할 때는 마치 아이가 부모에게 조르듯 무조건적인 지원과 원조를 약속 받으려고 든다. 하지만 결코 그래서는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산림청은 목재산업의 구호 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도 역시 그들이 만족할만한 무언가를 제시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것이 산림청의 고민거리를 해결해주는 식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문득 산림청 관계자의 말이 떠오른다. “목재산업 정책제안도 결국엔 산림청 입맛에도 맞아야 진행하지 않겠습니까?”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