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간 원목 판재를 제조 및 판매하면서 여러 가지로 많은 경험을 하게 됐다.
 원목을 가공해 가구나 도어, 창문, 각종 인테리어재, 기타 목제품을 만들면서 가장 곤란하게 느낀 것은 다름 아닌 목재의 변형이었다. 이들 제품을 만들면서 목재의 하자 유형은 정말 다양하게 접할 수 있었다.
 현장 시공을 하고 완제품을 만들면서 비틀림이나 갈라짐, 수축과 팽창, 충해, 습기로 인한 썩음 등으로 소비자와 얼굴을 붉히며 다툰 경험은 원목을 가공해 판매해 본 사람은 누구나 겪어 봤을 법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앞에서 열거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이유는 짐작하듯 목재를 제대로 건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목재를 다루는 사람들은 모두 건조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도 사정이라면 사정일 것이다.
 건조는 목재의 단점을 줄여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러한 목재의 단점을 줄이는 동시에 그 성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열처리’라고 하겠다. 열처리는 쉽게 고온(약 200℃)으로 목재를 탄화되기 전의 상태로 만드는 방법을 말한다.
 최근에는 친환경적이면서 목재를 오래 사용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열처리 목재가 조금씩 관심을 받고 있다. 열처리 목재의 사용은 건물의 외부 내부를 포함해 실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수영장 바닥재로도 사용될 정도니 그 성능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만한 것이다.
 그러나 근래의 이러한 관심에 비해 국내의 생산 설비 및 기반은 전무한 상태에 있다. 지금까지의 열처리 목재는 모두 수입에 의존해 있다.
 물론 외국 제품들의 품질이 좋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사실 비싸서 못 쓸 뿐이다. 그다지 고품질의 목재가 아니더라도 열처리를 통해 고급 목재로 탄생시키는 일은 어쩌면 우리 같이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 같은 생각에 지난 2년간 본인은 열처리 목재에 빠져서 지냈다. 오로지 열처리 목재 가공 기술을 국산화 해보겠다는 집념에서였다. 실행 과정에서 공장을 두 번씩이나 태워먹기도 했지만,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결국 제품 생산까지 이어지게 됐다.
 본의 아니게 자랑을 늘어놓은 듯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도 충분히 해외 선진 기술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열처리 목재와 같이 저급재의 활용도를 높이는 기술은 자원무기화가 되어가는 국제 정세에서 국내산 목재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도 생각된다.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저탄소 녹색성장의 정책 기조로 목재산업도 모처럼 기회를 잡은 것 같다. 이 같은 시기에 아직도 해 묵은 기업 마인드로 하자 발생을‘ 목재는 당연히 그렇다’는 식으로 무마해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더불어 열처리 목재와 같이 고품질의 소재들이 저변 확대돼 목재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 자주 발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0년 6월 1일 제 2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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