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탄소순환재료과장 박문재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전북대학교 이남호 교수팀과 공동으로 한옥과 기둥·보 목구조의 부재인 기둥과 대들보를 건조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프리컷 방식으로 정밀가공한 대단면 건조목재를 적용하여 그린 목조주택의 주요골조공사를 하루 이내에 완공한 사실은 시사하는 바 크다.
 전통적으로 궁궐이나 사찰을 건축할 때, 다양한 방법으로 여러 해 동안 천연건조한 대단면 목재부재를 사용하여 시공하는 천년 한옥건축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정성으로 건조한 부재로 시공한 목조건축물은 세계문화유산 등 유형의 찬란한 민족 전통문화이자 무형의 고귀한 정신적 자산으로 우리에게 전해져 오고 있다.
 건축부재도 현대 산업의 특징인 대량생산 체재로 전환되면서, 대단면 목재를 전통적인 천연건조 방법으로 단기간에 대량 생산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최근에도 한옥을 지을 때 사용하는 목재부재는 생재상태나 음지에서 몇 달 정도 건조한 함수 상태로 사용하고 있다. 높은 함수율의 목재로 한옥을 지으면, 완공 후에도 목재가 건조되면서 발생하는 응력으로 인하여 불균일한 수축이 일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목재가 심하게 비틀리거나 갈라지고, 틈이 발생하여 기밀성이 떨어지고, 썩기도 하며, 한옥의 품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특히 하중 전달에 중요한 접합부가 수축하면서 틈이 커지고 갈라짐이 발생하여, 내력이 감소되고 구조적으로 취약해질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건축물의 품질확보와 장수명 주택 전환을 위해 건조 목재 사용을 법으로 규정해가고 있다.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대단면 목재를 3년 건조하더라도 여전히 함수율이 높기 때문에 인공 건조는 불가피하다.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이 개발한 고온저습처리기술은 대단면 부재 건조방법으로서 실용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는 120℃ 이상의 고온에서 저습처리하여 목재 속의 물이 끓어 기체상태의 수증기로 바뀌면서, 목재에서 수분이 신속하게 빠져나오는 원리를 이용하여 건조속도를 극대화하는 특징적인 건조방법이다.
 목조주택 한그린에 적용한 기둥과 보는 치수가 200~300mm로써, 열흘정도의 짧은 기간에 15%의 균일한 함수율 분포를 보이며 건조되었다. 치수가 안정된 건조목재를 프리컷 방식으로 가공한 후 시공현장에 적용한 결과, 하루 이내에 주요골조공사가 완공되었다. 이 규모의 공사는 전통방식으로 통상 한 달 이상이 소요된다.
 목조건축물의 품격을 높이기 위하여 한옥과 기둥·보 목구조에 건조목재 기둥과 대들보를 사용하는 운동을 펼쳐나가기를 제안한다. 이를 위하여 전통의 천연 건조기술을 대체할 새로운 건조기술이 접목되어야 한다. 21세기에 걸맞는 실용적인 목재건조방법으로 생산된 대단면 목재로 고품질의 목조건축물을 지으며 천년 건축의 새 역사를 시작할 때이다.

 

[2010년 3월 1일 제 2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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