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왜 썩는가?

 

   목재의 세포벽은 셀룰로오스(cellulose), 헤미셀룰로오스(hemicellulose), 리그닌(lignin)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가로, 세로로 뻗어 있는 셀룰로오스의 긴 분자의 사이를 헤미셀룰로오스와 리그닌이 메우고 있는 복잡하면서도 정교한 층상 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목재로부터 추출된 셀룰로오스나 헤미셀룰로오스는 분해할 수 있어도 목재 세포벽처럼 이들이 리그닌과 서로 섞여 있는 경우에는 전혀 공격할 수 없는 일이 많다. 특히 리그닌은 기본 구성 단위인 화합물과 그들의 복잡한 화학 구조가 많은 미생물에게 독물 혹은 장해물로써 작용되기 때문에 천연의 방부제로 불려지고 있다. 그러나 지구상에는 이 장해물인 리그닌에 의해 보호되고 있는 셀룰로오스와 헤미셀룰로오스의 덩어리인 목재를 맛있는 영양원으로 삼고 있는 구조를 지니는 한 무리의 미생물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비교적 경쟁자가 적고 막대한 영양원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정된 생태적 지위를 부여받고 있다.

 

 

나무를 썩게 하는 미생물

  

 미생물, 세균(bacteria)류, 균류(곰팡이, 버섯, 효모) 등의 용어는 분류학상의 이름과 외견상의 특징을 나타내는 말이 중복된 채로 오늘날에도 광범위하게 편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미생물’은 본래 현미경으로 적어도 수백 배로 확대하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작은 생물을 가르키는 호칭이지만 ‘동물계’, ‘식물계’와 대등한 ‘균계’를 가르키는 대용어(代用語)로써도 사용되고 있다. 이 ‘균계’에는 ‘세균류’와 ‘균류’가 포함되어 있다.


   바이러스(virus) 이외의 생물은 모두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세포 내부의 핵이 막(核膜)에 의해 싸여져 있어 다른 원형질 성분과 구별되고 있는 진핵생물(眞核生物)은 핵에 해당하는 성분이 있어도 핵막이 없는 원핵생물(原核生物)보다 진화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동물,  식물은 물론 균류도 진핵생물이지만 세균류는 원핵생물에 해당된다.


   생물은 또한 하나의 세포로 독립하여 생활할 수 있는 단세포 생물과 세포가 모여 조직을 이루어 한 개체의 생물로서 생활하는 다세포 생물로 나누어 진다. 세균류는 모두 단세포 생물이나 동물, 식물, 균류는 일부만이 단세포 생물이고 다른 것은 모두 다세포 생물이다.


   이처럼 세균류와 균류는 아주 다른 생물이지만 어느 것이나 나무를 부후시키는(목재의 세포벽을 파괴하는) 능력, 다시 말하자면 목재 부후력이 있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세균류에 의한 목재의 부후는 침몰한 나무배, 유적에서 출토된 목재, 과수원의 지지목이나 습지에 박혀 있는 목재처럼 목재 내부의 빈 공간이 거의 모두 수분으로 채워져 있어 공기(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오래 방치되는 경우에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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