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목재 사용 정책

홍태식  청산조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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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을 지나면서 일부 기상학자들은 한반도가 아열대 지역으로 편입되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개념의 장마는 사라지고 건기와 우기로 나눠야 하고 강우패턴도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변했고, 인접 지역간 강우 수량의 격차는 커질 거라고 한다. 각종 자연 조건이 변함에 따라 수목과 초본류의 멸종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으며 연안 해수의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하여 아열대성 어종이 등장한지 오래이며 여름철 열대야가 지속되는 등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자연 환경의 급변이 두렵기까지 하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인구 집중은 갈수록 심화되어 도시내 주거환경의 개선을 위한 노력에 쏟는 정부 예산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공원녹지의 절대 면적을 확대하고 입면녹화나 옥상녹화에 대한 예산지원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건축물은 최신 디자인에 따른 단열이 잘되는 첨단 소재로 외벽 처리를 하고 있어서 태양열을 모두 대기중에 반사시켜 도심 열섬화 현상을 부추키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토목시설물을 건설하면서는 안전도를 감안한 육중한 구조물로 도시경관을 해치고 있다. 미관이나 기능을 최우선적으로 감안하여 자재를 선택하다 보니, 한반도의 아열대화에 따른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건설 정책을 세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기후변화협약이니 탄소고정이니 하면서 가장 친환경적인 건설 소재인 목재를 많이 사용하여야한다고들 한다. 일단 주무부처인 산림청의 예산으로 건설하는 모든 구조물이나 건축물에 목재의 사용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려야한다. 건설비용이 조금 더 많이 들어가더라도 길게 보면 환경을 위해서는 더 효과적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접근하여야한다. 목재건축 전문가가 주도하여 산림청의 건축물 건설에 많은 목재를 사용하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장려하여야한다. 산림토목구조물의 건설에서도 아무 의심 없이 사용하고 있는 콘크리트를 대체하여 방부 목재의 적극적인 사용을 검토하여야 한다.


건설 현장 부근에서 아주 흔하게 구할 수 있었던 자연석을 사용하여 사업 부지의 고저차이를 극복하던 때는 지난 것이다. 하천의 자연석 채취는 결국 환경재앙을 불러오는 것을 실증적으로 깨닫고 난 후 자연석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산을 파헤쳐 돌을 캐내어 크라셔로 깨고 서로 부딪치게 하여 표면을 자연석과 비슷하게 만들어 쉽게 구할 수 없는 자연석을 대체하고 있다. 자재에 대한 아무 생각 없이 설계하고 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까이서 쉽게 구할 수 있던 자연석은 이미 사라진 것이다. 그러한 자재를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아직도 널리 사용하고 있는 것은 환경에 대한 깊은 생각과 배려가 없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국산 목재의 사용에 소극적인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한다. 오로지 육림만 하던 시대를 지나간 것이다. 간벌을 해야 육림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간벌재인 국산목재의 적극적인 사용은 산림청에서 앞장서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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