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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어느 봄날, 자연을 벗 삼고 전통을 벗 삼기 위해 문경새재에 오른 그 길에는 3~4개로 무리를 지어 서 있는 장승들이 먼저 사람들의 정신을 빼놓는다.

고학년 아동의 눈높이에서부터 신겁도록 멋쩍게 키가 큰 장승까지…, 또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지나는 사람들을 똑바로 주시하는 청년 장승, 민망스럽게 빠져버린 앞니지만 개의치 않고 너털웃음을 짓는 아줌마 장승, 한쪽 이를 가는 화난 장승, 조선 선비의 강직하고 올곧은 성품인 듯하지만 독선으로 변질되어버린 할아버지 장승…. 하나하나의 장승과 눈을 맞추며 인사하는 데만 족히 30분은 걸릴 것 같다.

여행객들은 신이 났다. 어느 한 명도 이들을 보고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사진 한 장이라도 박아야 성이 풀린다. 시대가 바뀌니 장승도 환골탈태했나 보다. 그런 그들은 그렇게 문경새재 초입에서 특별한 여행의 한 점을 남기고 있었다.

권순현/ 동탄 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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