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기(スギ)
과명 : Taxodiaceae(낙우송과)

학명: Cryptomeria japonica D. Don.
얼마 전 대구의 모 건설회사 직원이 필자에게 문의를 했습니다. 관공서 시방서에 ‘스기’를 쓰라고 나와 있는데, 일본산 ‘스기(スギ)’를 써야 하는지 미국산 ‘스기’를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스기’라고 하면 원래 일본산 스기를 말하는 것이지만, 미국산 ‘웨스턴 레드시다’도 시장에서는 스기라고 하기 때문에 그것은 그 시방서를 낸 관공서에 문의해서 어느 ‘스기’를 써야 하는지 확실히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해줬습니다.

스기는 일본이 원산으로 일본에서만 자라는 나무이며, 수고 40m, 흉고지름 200㎝까지도 자라는 상록침엽수입니다. 일본의 본주(本州) 북부에서 옥구도(屋久島)까지 자연분포하며 최근 일본전역에 광범위하게 조림되고 있습니다. 스기는 심재부분이 분홍색 또는 적색이고, 변재는 백색 또는 담황색이며, 스기만이 지니는 특유의 향이 있어 그 향이 벌레를 쫓아 내충성이 좋습니다. 그래서 이 나무를 가옥내부에 사용했을 때 모기나 파리를 없애주기도 합니다.

기건비중은 0.30~0.45로 그리 단단한 나무는 아니지만 내구성도 상당히 좋습니다.
일본의 전통가옥에 들어가보면 거실(다다미 방) 한 켠에 동그란 기둥이 있는데, 일본사람들은 그 기둥을 스기로 만들었습니다. 일본의 전통가옥은 100년 이상된 집이 많은데, 그 내부에 있는 스기 기둥이 아직도 멀쩡한 것을 보면 내구성도 상당히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일본 임야청에서는 이 나무를 조림수종으로 선정해 일본전역에 조림을 장려했는데, 일본의 미야자키현에는 기후가 따듯해서 그런지 생장이 대단히 빨리 돼 현재 직경이 40~50㎝되는 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일본의 제재공장에서는 이 나무를 잘 쓰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벌채비 및 국내 운반비 등을 감안하면 이 나무의 가격이 비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외재의 가격이 급등하자 지금까지 외재를 제재하고 있던 제재공장들이 이 스기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일본 임야청에서는 국산재 사용 장려차원에서 스기를 제재하는 제재공장에게는 일정부분의 보조를 해 주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 나무의 제재목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해 데크재로 판매하고 있는데, ‘무방부처리의 천연데크재’로 인식돼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실내에 사용했을 때 100년 이상의 내구성을 지닌 것으로 나타나 외부에서도 상당한 내구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미국산 ‘웨스턴 레드시다’가 스기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시장에서 거래됐던 것은 일본산 스기와 나무결도 비슷하고 재색도 비슷하고 목질과 비중도 비슷한데다가 나무의 향도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초반 미국으로부터 많이 수입돼 대구지방 가옥의 실내에 벽재 또는 루바로 쓰여지기도 했습니다.
일본산 스기는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삼나무’ 또는 ‘제페니즈 시다(Japanese cedar)’라는 이름으로 거래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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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스기(ス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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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웨스턴 레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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